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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조선일보]땅위를 기어다니는 물고기 망둥어

[소년조선일보 2008.1.27]

[깜짝 초능력 동물원] 땅위를 기어다니는 물고기 망둥어

심심하면 육지로 소풍가요
아가미 속 주머니에 물 채워 땅위에서도 계속 숨 쉴 수 있어

‘워터월드’라는 영화 속 세상은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져 육지가 사라지고 없다. 물 위에서만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삶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주인공 캐빈 코스트너는 그다지 사는 게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짜잔∼ 캐빈 코스트너에겐 아가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 위에서는 물론 물 속에서의 생활도 불편할 리가 없다. 물 속에서 사는 사람, 반대로 땅에 사는 물고기가 있다면 어떨까?

태국 맹그로브(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숲에 갔다가 재미있는 녀석을 만났다. 물 밖에 나와 있는 물고기 한 마리. 사람들은 저러다 죽겠다며 아우성이었지만 막상 당사자는 인어공주 놀이라도 하듯 꼬리 끝만 살짝 물에 담근 채 여유를 부리는가 싶더니 보란 듯 나무를 오르기 시작한다. 물고기 맞아?

이 녀석의 이름은 망둥어. 영어로는 ‘머드스키퍼(mudskipper)’라고 하는데 마치 앞다리처럼 보이는 가슴 지느러미를 이용해 질퍽한 진흙 위를 걷고, 점프까지 해가며 잘 헤쳐 다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나무는 물론 돌 위를 기어 올라가는 녀석도 있다. 사실 생긴 것도 귀엽다. 통통하고 짧은 몸통에 짧은 앞다리(정확히 가슴 지느러미지만), 툭 튀어나온 둥그렇고 착해 보이는 눈, 불룩해 보이는 뺨.

망둥어는 어류에 속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죽으려고 작정한 물고기로 보일 만큼, 이 녀석들은 심심하면 물 밖에 나온다. 다른 물고기들이 이런 말로 부러워 하지 않을까?

“엄마 나도 쟤 따라서 물 밖에 나가면 안 돼?”

“안돼, 우린 물고기라서 물 밖에 나가면 숨 막혀 죽는다.”

“그럼 쟤는 왜 안 죽어?”

물에 적응한 물고기는 아가미로 호흡을 한다. 아가미는 아주 가는 그물망처럼 퍼져있어서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빨아들여 물고기가 숨을 쉴 수 있게 해 준다. 아가미는 물이 없는 곳에서는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 말뚝망둥어. '야생의 아프리카'(사이언스북스 펴냄) 중에서

그런데 망둥어는 물 속에서도, 물 밖에서도 모두 숨을 쉴 수 있다. 망둥어도 기본적으로 아가미로 숨을 쉰다. 그럼 물 밖에서는? 망둥어는 물 밖으로 나올 때 아가미 속에 있는 주머니에 물을 채운다. 이렇게 하면 땅 위에 있는 동안 아가미가 마르지 않아서 계속 숨을 쉴 수 있다.다이버들이 잠수할 때 산소통을 가지고 가는 거랑 비슷한 원리다.

반대로 밀물로 집이 잠겨 진흙 아래 굴 속에 들어갈 때는 아가미 주머니 안에 공기를 채워 굴 안으로 들어간 뒤 방 안에 저장해 둔다고 한다. 편해서 좋겠다.

망둥어_진흙 위를 걷고 점프까지!

밀물일 땐 물 속에 있지만, 썰물이 되면 갯벌 위로 올라와 활동한다. 태어나서 1개월 정도 지나면 물 속과 물 밖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대부분은 10cm 이하인 경우가 많지만, 그 이상으로 크게 자란 녀석들도 간혹 발견된다. 게와 갯지렁이 등 갯펄에 사는 작은 동물을 먹고 산다. 아프리카, 인도,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 한국 등 열대와 아열대 해안 지역에 산다. 세계적으로 2000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50여 종이 살며 서해안이나 남해안 갯벌에 가면 볼 수 있다.

글 : 김소희 동물칼럼니스트

애니멀파크(www.animalpark.or.kr)

[소년조선일보 2008.1.27]

바로가기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1/27/20080127004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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