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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조선일보]높이뛰기 왕 거품벌레

[소년조선일보 2008.3.9]

[깜짝 초능력 동물원] 높이뛰기 왕 거품벌레

키 120배 점프! 벼룩도 내앞에선 울고 간다…


세계 최고 높이뛰기 선수, 거품벌레

고층아파트 15층 꼭대기에 살았던 어린 시절. 말썽쟁이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 나는 바람에 비상계단을 이용한 일이 많다. 말이 쉬워 15층이지, ‘후달달달’ 힘 풀린 다리를 내려다보고 있자면 간절한 소망이 생기게 마련이다. ‘1층 잔디밭에 거대한 텀블링 놀이기구를 갖다 두고 한 번에 ?~ 점프해서 내 방 창문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30∼40m도 넘는 높이를 뛴다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부터 나온다.

그런데 그 높이를 뛸 수 있는 동물이 있다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벼룩을 높이뛰기 챔피언으로 알고 있다. 몸길이 3mm인 벼룩의 높이뛰기 최고 기록은 33cm. 자기 길이의 110배를 뛴 셈이다. 우와. 하지만 불과 몇 년 전, 벼룩을 울린 새 챔피언이 등장했으니, 영예의 주인공은 ‘거품벌레’다.

몇 해 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진이 몸길이 6mm인 거품벌레가 자기 몸길이의 약 120배인 70cm를 점프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녀석들을 촬영하기 위해 초당 2000장을 연속 촬영하는 초고속카메라를 썼다고 한다. 보통 우리가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초당 24장으로 찍는다). 이 정도면 키가 170cm인 성인이 200m를 넘게 뛰어오른 것과 마찬가지 높이다. ‘?!’ 하는 순간 남산 꼭대기나 63빌딩 위로 뛰어오른다고 생각해 보자. 이 정도면 거짓말 좀 더 보태서 ‘순간이동’ 수준이다.

더군다나 거품벌레가 벼룩보다 50∼60배나 더 무겁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구상에서 거품벌레와 대적할 자는 아무도 없다. 거품벌레는 포식자가 나타나 위급한 상황이 되면 뒷다리에 에너지를 모았다가 순간적으로 몸을 튕겨 점프한다. ‘조준, 발사! ?∼’과 같은 순서다. 또는 ‘준비∼’ 하고 있다가 ‘땅!’ 하고 100m 전력질주 할 때를 떠올려 보면 쉽다.

이 녀석들이 점프할 때는 1000분의 1초 만에 초속 4000m에 이르는 가속도가 붙는다고 한다. 너무너무 빠른 속도 때문에 점프 때 가해지는 중력이 자기 몸무게의 400배가 넘지만 아무 탈 없이 안전하게 착지한다. 청룡열차 탈 때, 쇳덩이라도 올려놓은 듯 의자에 온몸을 찰싹 붙여놓던 그 속도를 떠올려 보면 거품벌레의 점프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 수 있다(참고로 벼룩은 자기 몸무게의 135배의 무게를 견디고, 인간은 보통 2∼3배, 우주선에 타고 있을 때조차 최고 5배 이상은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더 재미있는 사실은 거품벌레가 우리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이 알려진 것이 불과 최근의 일이라는 점이다. 가까운 곳을 한 번 둘러보자. 눈이 피자사이즈만 해질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거품벌레처럼 점프를 할 수 있는 알약이 발명된다면, 63빌딩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도 아무 문제 없을 텐데. ‘??~’ 착지만 잘 하면 된다.


<거품벌레는>
매미목 거품벌레과로 몸길이는 0.5∼2cm. 전 세계적으로 240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갈잎거품벌레, 어릿광대거품벌레 등 30여 종이 있다. 날이 따뜻해지면 나무나 풀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특히 거품을 찾으면 된다. 나뭇가지나 줄기에 마치 침 같은 거품으로 집을 만들고(그래서 침벌레라고도 부른다), 그 안에서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며, 천적이나 햇볕을 피한다. 나무즙을 먹고 산다.


글 : 김소희ㆍ동물 칼럼니스트

애니멀파크(www.animalpark.or.kr)
그림=이명하

[소년조선일보 2008.3.9]

바로가기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09/20080309006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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